예목 2017. 8. 12. 07:43


           햇밤

 

                      예목/전수남

 

추석명절 풍성함에 이름을 올리려

민망스런 가시외투를 벗고

매끄러운 겉옷으로 갈아입어도

하얀 속살은 꼭꼭 숨긴 채

 

명절음식 차리는 젊은 새댁

다소곳한 모습을 흉내 내

윤기 나는 고동색치마로 온몸을 감싸

토실토실 잘 영근

알찬 속을 은근히 자랑하더니

 

동안의 밝은 얼굴로

제상에 오른 깎은 밤이 되어선

한가위 넉넉한 인심을 가득 담아

고향친지 모두 모인 자리

함박웃음 꽃피우는 선봉에 선다.

 

(2016.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