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목 2020. 12. 2. 08:00

          파도

 

                                예목/전수남

 

수많은 사연들이 어우러진 옥빛바다

억겁의 세월조차

사랑으로 감싸 안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곤히 잠든 아기 깰세라

잔잔한 물결로 일렁이다가도

선과 악의 기준이 무너진 혼돈의 시대

참을 수 없는 분노는

거센 파도로 포효하느니.

 

먼 바다를 달려온 파도가

달빛아래 하얗게 부셔지며

이루지 못한 사랑에 대해

가슴을 풀어 헤친 채 우짖는 소리

님 향한 그리움의 표출이려니

회귀본능으로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처럼

고향을 그리는 몸부림일지라.

 

(2020.6.17.)

사진 : 박근석 작가님(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