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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꽃 지면

예목 2017. 5. 30. 08:37


      매화꽃 지면

 

                       예목/전수남

 

춘삼월 봄날이 하품하는 날

심술궂은 샛바람에

매화꽃 우수수 꽃비로 날리면

네 살 위 누나 시집갈 때

긴 머리 바람에 흩날리며

소리 없이 눈물 떨구던 생각난다

 

부산 산복동 산마루 허름한 판자촌

월세단칸방서 시작한 누나의 신혼

매화꽃처럼 화사하던 얼굴

결혼 후 수심 가득한

천덕꾸러기 된 신접살이

내일이면 칠순 되네

 

매화꽃처럼 짧게 피고 진 단꿈

산동네 산바람 휑한 높바람에

눈물 마를 날 있었을까

세월 가고 흘러 매화꽃 지는데

가슴속 쌓인 안타까움

아득한 그리움 물결처럼 출렁인다.

 

(2016.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