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꽃 지면
예목/전수남
춘삼월 봄날이 하품하는 날
심술궂은 샛바람에
매화꽃 우수수 꽃비로 날리면
네 살 위 누나 시집갈 때
긴 머리 바람에 흩날리며
소리 없이 눈물 떨구던 생각난다
부산 산복동 산마루 허름한 판자촌
월세단칸방서 시작한 누나의 신혼
매화꽃처럼 화사하던 얼굴
결혼 후 수심 가득한
천덕꾸러기 된 신접살이
내일이면 칠순 되네
매화꽃처럼 짧게 피고 진 단꿈
산동네 산바람 휑한 높바람에
눈물 마를 날 있었을까
세월 가고 흘러 매화꽃 지는데
가슴속 쌓인 안타까움
아득한 그리움 물결처럼 출렁인다.
(2016.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