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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시조개 마지막 나들이

예목 2017. 6. 5. 07:54


모시조개 마지막 나들이

 

                         예목/전수남

 

짠물 진흙 펄 속 숨어살면서

맑은 공기 그리우면 개펄 숨 쉴 때

고개 내밀고 큰 숨 한번 쉬고

딱딱한 갑옷 입고 잘도 견디는 너

짱뚱어 망둥이 뛰노는 곳

서해바다가 그립지 아니하냐

 

어쩌다 도회 먼 곳 나들이 했는지

입 안 가득 문 모래 뱉어내면

펄펄 끓는 물 황홀함 처음 맛볼 터

어금니 꽉 깨물고 입 닫아도

운명 다했음 감지하고 있겠지

마지막 여행 눈감고 천천히 즐기다

 

속살 익어 저절로 입 벌려지면

꿈에라도 심해 모래펄에서

이리 뒹굴 저리 뒹굴

숨 막히지 않는 자유 누리고

단잠 방해 않는 친구 벗해

못 다한 버킷리스트 채우려무나.

 

(2016.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