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시조개 마지막 나들이
예목/전수남
짠물 진흙 펄 속 숨어살면서
맑은 공기 그리우면 개펄 숨 쉴 때
고개 내밀고 큰 숨 한번 쉬고
딱딱한 갑옷 입고 잘도 견디는 너
짱뚱어 망둥이 뛰노는 곳
서해바다가 그립지 아니하냐
어쩌다 도회 먼 곳 나들이 했는지
입 안 가득 문 모래 뱉어내면
펄펄 끓는 물 황홀함 처음 맛볼 터
어금니 꽉 깨물고 입 닫아도
운명 다했음 감지하고 있겠지
마지막 여행 눈감고 천천히 즐기다
속살 익어 저절로 입 벌려지면
꿈에라도 심해 모래펄에서
이리 뒹굴 저리 뒹굴
숨 막히지 않는 자유 누리고
단잠 방해 않는 친구 벗해
못 다한 버킷리스트 채우려무나.
(2016.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