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예목/전수남
짊어진 세월의 무게에도 정정히
봄을 맞는 노송을 바라보면
가슴이 저며 옵니다
맨주먹으로 일어선 처절했던 피난살이
살아남기 위해
눈물을 품에 안은 수많은 날들을
헤아리지 못한 자식이
당신처럼 그 길을 갑니다.
등 굽은 초라한 몰골로도
당당함을 잃지 않으려
메마른 가슴으로 홀로 보낸 밤들에도
속내를 내보이지 않고
따뜻함을 잃지 않으셨던
그 깊은 사랑을 알지 못한 채로
거울속의 내 모습이
당신을 그대로 닮아 가네요.
(2019.3.6.)
*사진 : 김기영 작가님(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