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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님의 사랑

예목 2017. 6. 12. 08:12


     내 님의 사랑

 

                      에목/전수남

 

수줍은 야생화인양

첫 만남 은근한 눈길에도

하얀 민낯 감출 것도 숨김도 없이

개미지옥에 빠진 개미처럼

순박한 여인 순지무구에 이끌려

끓어질듯 이어진 애틋한 사랑

 

탄가루 날리던 어촌 묵호에서

숱한 사연 오가며 이룬 사랑의 결실

꿀잠 같던 신혼시절 보내자마자

억척스런 서울살이 내내

님은 가시를 숨긴 장미로 피었건만

 

낙향해 산동네 묻혀 살아도

해마다 장미는 피고 지는데

세월의 바람이 앗아간 내님의 사랑

투박해진 손잔등에 흰머리 성성

숱한 고난 이겨낸 늙은 사랑이

이제는 수많은 꽃잎 하나로 피는

엉겅퀴 꽃처럼 핍니다.

 

(2016.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