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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떠나도

예목 2021. 11. 3. 08:06

          길 떠나도

 

                                예목/전수남

 

산이 깊은 곳에 골은 깊고

골이 깊은 곳에 맑은 물이 끊이지 않듯

희로애락 그 모두를 포용하여

바람 불어도 한 점 흔들림 없는

태산(太山)으로 남고 싶지만

아직은 삶의 깊이를 깨우치지 못해

 

훌쩍 길 떠나도

소심한 마음은

태산(太山)을 그리워 할 터

이제 아픔을 달리한 지금

삼라만상 그 어느 것 하나도

소중치 아니 한 게 없어라.

 

(1991.4)

사진 : Seong Ha Park작가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