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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의 추억

예목 2017. 6. 27. 08:08


    수국의 추억

 

                     예목/전수남

 

맑은 물 찰랑이는 모내기 끝낸 논

넓은 들 수성들판을 끼고

시골마을 한가운데

고래등 같은 기와집

대청마루서 내려다보이는

우물 옆 뜰에 소담스레 핀 수국

 

노란색 한복 치마에

하얀 앞치마 두른 자태

환한 대보름달 얼굴로

함박웃음 머금던

그 집 젊은 며느리 닮았지

 

숨긴듯해도 은연중 드러나는

풍만한 가슴 훔쳐보고

복슬복슬 부풀린 작은 꽃잎 하나하나

밤마다 달빛을 끌어안아

복스러운 달덩이 잉태한 모습에

배부른 아낙 청치마로 몸매 감춘 듯

훈풍에 간들거리니

부잣집 맏며느리 풍채 빼닮았는데

수성 들판 사라진 지금

고향 떠난 수국 어디서 꽃을 피우려나.

 

(2016.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