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 오색 령(嶺)에 오르면
예목/전수남
은빛설국으로 변한 오색 령(嶺)은
숨 멎은 듯한 세상의 침묵 속에
눈꽃이 만발한 눈부신 설경을 연출한다
산도 숲도 한겨울 절정에 빠져들며
삼라만상 우주의 생성이치를 깨치는 듯
고요 속에 인내의 참을 음미하는데
장엄함 속에 깊어지는 사유
인생사 한 획을 긋는 오늘의 존재 이유는
찰나의 기쁨에 그 의미를 부여하랴
백색의 순수가 이토록 아름다우니
내 마음은 오욕에 물들었을지라도
눈 덮인 산 숲에 한 마리 흰 사슴이고 싶네.
(2023.1.17.)
*사진 : 홍창해작가님(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