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연가(2)
예목/전수남
어느새 길 떠날 채비를 하는가
나는 아직 너를 가슴에 담고 있건만
계절의 향기로 물드는 가을숲의 연가
세상에 온 기쁨으로
잎새 하나하나 쏟아내는 마지막 환희
기억하리 꽃불처럼 타오른 너의 정열을.
북한산 골마다 펼쳐지는
현란한 단풍의 연회에 초대받은 길손
마지막 연정을 어찌 달래나
찬연한 이별 앞에 더 붉어지는 마음
나는 너를 사랑했노라
시절이 가면 잊힐 연(緣)일지라도.
(2022.10.21.)
*사진 : 박근석작가님(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