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뒷동산에는
예목/전수남
모두가 떠나버린 고향의 뒷동산
등 굽은 노송만 덩그러니
무심의 세월을 벗하고 있으려나
땅거미가 골목을 누빌 때까지
땅따먹기에 정신이 팔려
시간 가는 줄도 모르던 내 친구들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할까.
찰랑거리는 단발머리로
고무줄넘기 재주를 뽐내던 순이
귀염둥이 손녀의 재롱 속에
서울살이 적적함을 달래려나
돌아가도 만날 수 없는 소꿉친구들
불러도 대답 없는 메아리만
가슴을 울리며 고향하늘을 맴도네.
(2024.3.14.)
*사진 : 노명희님(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