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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뒷동산에는

예목 2024. 3. 20. 07:46

         고향의 뒷동산에는

                                 예목/전수남

 

모두가 떠나버린 고향의 뒷동산

등 굽은 노송만 덩그러니

무심의 세월을 벗하고 있으려나

땅거미가 골목을 누빌 때까지

땅따먹기에 정신이 팔려

시간 가는 줄도 모르던 내 친구들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할까.

 

찰랑거리는 단발머리로

고무줄넘기 재주를 뽐내던 순이

귀염둥이 손녀의 재롱 속에

서울살이 적적함을 달래려나

돌아가도 만날 수 없는 소꿉친구들

불러도 대답 없는 메아리만

가슴을 울리며 고향하늘을 맴도네.

 

(2024.3.14.)

사진 : 노명희님(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