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달맞이꽃의 순애보
예목/전수남
슬픔은 끌어안고 기쁨은 흘려보내며
한 세월 살다 간 외로운 여인의
속 깊은 심정을 담아낸
낮달맞이꽃 수심 가득한 얼굴로
잠들지 못하고 서성이는 아침
서쪽하늘에 낮게 걸린 반달
말없이 관조하던 창백한 낮달이
어린아이 잠투정을 받아주듯
눈 한번 맞추고는 서산으로 지는데
혼자만의 사랑에 도취된 꿀벌
한참을 이리저리 팔자걸음해도
맺어질 수없는 인연으로
노랗게 피는 눈 먼 그리움
달맞이꽃 눈물은 멍에로 남고
님 향한 순애보가 가슴을 적시네.
(2016.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