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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달맞이꽃의 순애보

예목 2017. 7. 16. 08:06


   낮달맞이꽃의 순애보

 

                       예목/전수남

 

슬픔은 끌어안고 기쁨은 흘려보내며

한 세월 살다 간 외로운 여인의

속 깊은 심정을 담아낸

낮달맞이꽃 수심 가득한 얼굴로

잠들지 못하고 서성이는 아침

 

서쪽하늘에 낮게 걸린 반달

말없이 관조하던 창백한 낮달이

어린아이 잠투정을 받아주듯

눈 한번 맞추고는 서산으로 지는데

 

혼자만의 사랑에 도취된 꿀벌

한참을 이리저리 팔자걸음해도

맺어질 수없는 인연으로

노랗게 피는 눈 먼 그리움

달맞이꽃 눈물은 멍에로 남고

님 향한 순애보가 가슴을 적시네.

 

(2016.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