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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망초가 웃는 건

예목 2017. 7. 19. 07:29


    개망초가 웃는 건

 

                         예목/전수남

 

전쟁통에 버림받은 연약한 목숨들

코흘리개 천덕꾸러기로 내몰려도

돌보는 이 없어도

불모지를 점령한 개망초처럼

눈물 삼키고도 꿋꿋이 일어섰네

 

의지할 곳 없어도

부둥켜안고 서로 기대며

더러는 꺾인 생명도 있었건만

하늘을 우러르는 꿈을 키워

사회의 역군으로 장성했으니

보살핌과 나눔의 보금자리

보육원이 희망의 산실이었지

 

묵정밭마다 널브러진 개망초가

하얗게 창백한 웃음을 웃는 건

눈여겨보지 않는 무관심에

인정이 그리워서라

이름 없는 들꽃조차도

소명(召命) 따라 꽃피기 위해선

필요한 것은 사랑의 손길이라네.

 

(2016.7.20)

*묵정밭:오래 내버려 둬 거칠어진 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