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망초가 웃는 건
예목/전수남
전쟁통에 버림받은 연약한 목숨들
코흘리개 천덕꾸러기로 내몰려도
돌보는 이 없어도
불모지를 점령한 개망초처럼
눈물 삼키고도 꿋꿋이 일어섰네
의지할 곳 없어도
부둥켜안고 서로 기대며
더러는 꺾인 생명도 있었건만
하늘을 우러르는 꿈을 키워
사회의 역군으로 장성했으니
보살핌과 나눔의 보금자리
보육원이 희망의 산실이었지
묵정밭마다 널브러진 개망초가
하얗게 창백한 웃음을 웃는 건
눈여겨보지 않는 무관심에
인정이 그리워서라
이름 없는 들꽃조차도
소명(召命) 따라 꽃피기 위해선
필요한 것은 사랑의 손길이라네.
(2016.7.20)
*묵정밭:오래 내버려 둬 거칠어진 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