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암과 울기등대
예목/전수남
백년 해송이 길을 열고
바다가 품어 안은 바위섬에
청정함을 자랑하는 절벽 위 소나무
짙푸른 바다와 그 깊이를 다투는데
시퍼런 물결 허연 파도가
바위를 할퀼 때마다
파도를 삼키고도 꿈쩍 않는 대왕암
죽어서도 호국용이 되려한
문무대왕 왕비가 지키는 바위섬은
외세의 침략을 혼자서도 지켜내고
백년해로를 약속한 암벽 위 부부해송
역사의 흐름 속에 늙어 가지만
밤바다 뱃길을 지키는 울기등대는
고독한 사랑을 끌어안고 세상을 열어
등대아래 고기잡이노인 조각상
쪽배를 타고서라도
고래 잡으러 떠나고 싶은
노인과 바다의 헤밍웨이의 열정이
꿈을 실현하고픈 도전정신이
출렁이는 바다와 평생을 함께하누나.
(2016.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