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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마중

예목 2017. 8. 7. 07:25

      가을 마중

 

                       예목/전수남

 

안채 사랑채 사이좋게 묵은 초가집

모두가 집을 비운 사이

마당을 차지한 초가을 햇살이

일 나간 식구들 대신 고추를 말리고

 

시골 골목길 좌우로 늘어선 코스모스

보는 이 없어도 흥겹게 댄스를 추다가

청명한 하늘 시샘하는 흰 구름에

뭉클한 사랑이야기 띄워 보내면

 

종일 밭일 하던 할머니

허리 한번 펴고 하늘 올려다보고

서울 간 아들 얼굴 그려보는데

 

서늘한 바람에 누런 들판 출렁이면

무료히 배회하던 삽살개가 짖고

논두렁마다 주렁주렁 열린 콩들이

배부른 몸으로 가을마중 출산을 기다린다.

 

(2016.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