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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예목 2017. 9. 30. 08:45


           동백꽃

 

                       예목/전수남

 

멍울 진 아린 가슴

달랠 길 없어

한 떨기 꽃으로 피나

청사초롱에 불 밝혀

님 가시는 길 배웅하며

재회를 다짐하는 굳은 언약에

흐르는 눈물 선혈처럼 붉어져도

애잔한 웃음 살포시 담아내고

 

님 앞에 속살 드러낸 부끄러움

고이고이 간직한 채

언제 오시려나 사무친 그리움

기다림의 그 길에

주단(綢緞) 대신 핏빛 연심을 깔아

내딛는 발걸음마다

사랑의 향기에 취하도록

북풍한설 시린 눈발 속에서도

가슴 열어 진홍빛 사랑꽃을 피웁니다.

 

(2016.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