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예목/전수남
멍울 진 아린 가슴
달랠 길 없어
한 떨기 꽃으로 피나
청사초롱에 불 밝혀
님 가시는 길 배웅하며
재회를 다짐하는 굳은 언약에
흐르는 눈물 선혈처럼 붉어져도
애잔한 웃음 살포시 담아내고
님 앞에 속살 드러낸 부끄러움
고이고이 간직한 채
언제 오시려나 사무친 그리움
기다림의 그 길에
주단(綢緞) 대신 핏빛 연심을 깔아
내딛는 발걸음마다
사랑의 향기에 취하도록
북풍한설 시린 눈발 속에서도
가슴 열어 진홍빛 사랑꽃을 피웁니다.
(2016.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