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가도
예목/전수남
하얗게 눈물 뿌리며 벚꽃 지고
꽃사과 발갛게 수줍게 웃더니만
철쭉 영산홍 기다린 듯
산에서 뜰에서 날마다 연회를 열어도
연초록 푸르름 물결조차도
황사 실어오는 서풍에 빛을 잃는데
놀이터 한구석 젊은 엄마 웃음소리
봄날이 가는 줄 아직 모른다.
바람 따라 출렁이는 튤립의 원색 물결
감탄하는 여인의 눈길 속에
황홀한 자태 뽐내보지만
붉게 타오르는 꽃잔디 위에서
깨금발로 뛰노는 봄볕조차도
조급한 마음 숨길 수 없으니
스치는 봄날의 영상
지나는 순간 모든 것은 그리워지리.
(2016.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