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봄날은 가도

예목 2017. 6. 3. 07:48


      봄날은 가도

 

                     예목/전수남

 

하얗게 눈물 뿌리며 벚꽃 지고

꽃사과 발갛게 수줍게 웃더니만

철쭉 영산홍 기다린 듯

산에서 뜰에서 날마다 연회를 열어도

연초록 푸르름 물결조차도

황사 실어오는 서풍에 빛을 잃는데

놀이터 한구석 젊은 엄마 웃음소리

봄날이 가는 줄 아직 모른다.

 

바람 따라 출렁이는 튤립의 원색 물결

감탄하는 여인의 눈길 속에

황홀한 자태 뽐내보지만

붉게 타오르는 꽃잔디 위에서

깨금발로 뛰노는 봄볕조차도

조급한 마음 숨길 수 없으니

스치는 봄날의 영상

지나는 순간 모든 것은 그리워지리.

 

(2016.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