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세 살과 깽깽이풀
예목/전수남
뽀얀 얼굴로 고개 치켜들고
설레설레 싫다는 표정으로
밥 한 숟가락 떠먹이려도
술래 피해 숨듯 도망가는 세 살
갓 태어난 아기 밀쳐내고
엄마사랑 독차지하고픈 미운 세살
동생시샘 투정하는 떼쟁이 모습으로
깨금발 뛴 듯 띄엄띄엄
산중턱아래 골짜기에 얼굴 내밀고는
농사철 바쁜 일손 외면한 채
끊어질듯 이어지는 애절한 해금소리
바람결에 뿜어내는 깽깽이풀
자줏빛 환한 웃음 쏟아내며
잎보다 먼저 다소곳 꽃 피우니
사랑이 그리운 건 알겠다만
미운 짓 골라하는 세 살배기 닮았어도
청초한 연보랏빛 꽃 아기처럼 해맑네.
(2016.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