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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세 살과 깽깽이풀

예목 2017. 6. 4. 09:06


     미운 세 살과 깽깽이풀

 

                           예목/전수남

 

뽀얀 얼굴로 고개 치켜들고

설레설레 싫다는 표정으로

밥 한 숟가락 떠먹이려도

술래 피해 숨듯 도망가는 세 살

 

갓 태어난 아기 밀쳐내고

엄마사랑 독차지하고픈 미운 세살

동생시샘 투정하는 떼쟁이 모습으로

깨금발 뛴 듯 띄엄띄엄

 

산중턱아래 골짜기에 얼굴 내밀고는

농사철 바쁜 일손 외면한 채

끊어질듯 이어지는 애절한 해금소리

바람결에 뿜어내는 깽깽이풀

 

자줏빛 환한 웃음 쏟아내며

잎보다 먼저 다소곳 꽃 피우니

사랑이 그리운 건 알겠다만

미운 짓 골라하는 세 살배기 닮았어도

청초한 연보랏빛 꽃 아기처럼 해맑네.

 

(2016.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