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양항의 아침
예목/전수남
새벽녘 그물 걷은 통통배 뱃전 돌리며
만선의 소식 갈매기 날개에 실어
물길 따라 먼저 보내고
명선도 눈부신 일출 등에 업은 채
가슴 뿌듯 희망 안고
포구에 들어서면 어촌 항구가 술렁인다
비릿한 내음 선창을 메우고
갈매기 떼 지어 곡예비행 하는데
은빛멸치 삶은 연기 안개처럼 번지면
마음 졸이던 근심 풀리며
인생 역정에 굴곡진 얼굴 주름 펴진다
통통히 물오른 멸치
육신이 깨끗이 정화 될 때 마다
뱃사람 거친 마음
다독이는 수증기가 솟구치고
생동하는 삶의 현장
구수한 인정 여기저기 어울려서
강양항의 아침 소주 한 잔에
풍요로운 세상 부러울 게 없다.
(2016.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