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강양항의 아침

예목 2017. 6. 6. 07:11


      강양항의 아침

 

                           예목/전수남

 

새벽녘 그물 걷은 통통배 뱃전 돌리며

만선의 소식 갈매기 날개에 실어

물길 따라 먼저 보내고

명선도 눈부신 일출 등에 업은 채

가슴 뿌듯 희망 안고

포구에 들어서면 어촌 항구가 술렁인다

 

비릿한 내음 선창을 메우고

갈매기 떼 지어 곡예비행 하는데

은빛멸치 삶은 연기 안개처럼 번지면

마음 졸이던 근심 풀리며

인생 역정에 굴곡진 얼굴 주름 펴진다

 

통통히 물오른 멸치

육신이 깨끗이 정화 될 때 마다

뱃사람 거친 마음

다독이는 수증기가 솟구치고

생동하는 삶의 현장

구수한 인정 여기저기 어울려서

강양항의 아침 소주 한 잔에

풍요로운 세상 부러울 게 없다.

 

(2016.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