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두화
예목/전수남
살짝 얼굴 드러낸
보일 듯 말듯 살찐 젖가슴처럼
움켜쥐면 손안에 꽉 찰듯한데
하얗게 분바르고서
탐스런 과일 같은 상큼함
은은히 자랑하는 불두화
부처님 오신 날 불심 담아내 듯
번뇌와 근심을 품어 안네.
지신 밟는 풍물놀이 농악대
고깔모자 장식 꽃처럼
꽹과리 치는 상쇠 손길 따라
산들바람에도 흔들려도
먼 산 바라보듯 명상 깃든 모습
사랑도 미움도 내 안에 있노라
명경 같은 맑은 마음으로
말없는 가르침 길을 연다.
(2016.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