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정
예목/전수남
지나온 세월 오래되었다 해서
고루해지는 건 아니다
나이테의 수 늘어난다 해서
생각이 깊어지는 것도 아니다
사유의 깊이를 헤아리는 자
산들바람에도 의미를 심는다
꺼칠한 피부 겉모습만으로
생사를 가늠해선 안 되는 것을
딱딱한 껍질 아래에도
생존 본능은 흐르고 있나니…
마지막 숨결 거두기까지는
사랑의 손길 놓지 마라
거미줄에 걸린 생명조차도
최후까지 애원하거늘
계절은 지나가도 다시 온다만
지나 간 삶은 다시 오지 않으니
작은 불씨하나 지필 여력 있다면
활활 타오르는 불꽃 열정
마음에 새기며 그리 살리라.
(2016.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