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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이별 그리고 세상살이

예목 2021. 11. 18. 08:20

사랑, 이별 그리고 세상살이

 

                                  예목/전수남

 

속리산 법주사에서 쏟아지는 첫눈을

하얗게 뒤집어쓰고 웃음 짓던 그대

사랑이 나풀거리며 다가왔는데

입맞춤 한번으로 꽃불처럼 타오른

미혹에 취한 격정의 시간이 지나고

주홍글씨의 화인만 남긴 채

화려함을 쫓아 노랑나비는 날아갔으니.

 

동성로 돌체다방에서 쏟은 눈물은

그대의 안녕을 빌어주던 기원

가슴 아린 이별도 망각 속에 묻히고

말 못할 사연 하나쯤 가슴에 품고 사는

여느 사람들처럼

세상 전부를 상실한 것 같던 아픔도

이제는 세월 따라 물들어가는 추억이나니.

 

(2021.6.18.)

사진 : 진덕 작가님(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