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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소화 사랑

예목 2017. 6. 29. 07:55


        능소화 사랑

 

                      예목/전수남

 

구중궁궐 겹겹이 둘러싼

층층시하에 눈물로 지샌 세월

높은 담벼락 타고 올라

보고픈 님 발걸음이라도 훔쳐보려

멀리 내다보려 발돋움하는

애처로운 마음이 능소화로 핀다

 

초야 기다리듯 설레는 가슴

앵두 같은 입술 홍조 띤 얼굴로

거울 속 모습 눈도장 찍어 봐도

소쩍새 구슬피 우는 밤마다

옷고름 입에 문 독수공방

한 맺힌 기다림은 피를 토하고

 

정화수 한 그릇 올리고선

날 밝도록 기다리다

연기처럼 불사른 한 떨기 목숨

사무친 눈물 맑은 이슬 되어

님 잠든 문 앞 디딤돌에

이슬비로 토닥토닥 알리려한 마음이

 

한 치라도 더 가까이서 보고파

까치발로 일어선

애절한 눈길 스쳐간 정분 담아

뻗어내는 덩굴 가지 끝마다

핏빛 연심 능소화 사랑꽃이 핀다.

 

(2016.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