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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화의 눈물

예목 2017. 6. 30. 08:00


      해당화의 눈물

 

                        예목/전수남

 

양지바른 산기슭

고개 숙인 홍자색 꽃송이

꼬질꼬질 처량한 몰골로

산속 숨어든 피난민 눈빛처럼

슬픔 가득 눈물을 품었네

 

서른하나 젊은 아버지

인민의용군으로 끌려가지 않으려고

갓난아기 품고 달빛 따라나선 파난 길

이산가족 되는 생이별 피하려

죽음 무릅쓰고 고향 떠난 험난한 길

 

전쟁에 팽개쳐진 처절한 삶

실낱같은 목숨 부지하기 위해

굶주리는 고난 속 두려운 나날

인민군 피해 숨어 숨어

밤낮없이 남녘 향한 피난길을

 

피난민 일행되어 지켜보며

속울음 삼킨 해당화

철되면 산기슭마다 꽃은 피지만

그 시절 처절한 심정을 잊지 않아

유월이면 붉은 꽃잎 선명히 눈물 흘린다.

 

(2016.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