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의 고향
예목/전수남
할머니의 품처럼 아늑하고
투박한 말씨라도 정겨움이 가득한
인정 넘치는 내 고향 남쪽마을
눈 덮인 산야에 줄지어 내려앉던
떼까마귀는 지금도 요란한 합창으로
겨울 들판의 적막을 깰까.
을씨년스럽게도 차가운 바람이
창호지 문을 두드리며 윙윙거려도
할머니가 들려주던 옛날이야기로
두려움을 이겨내던 어린 마음에
등을 토닥이던 그 손길이 그리운데
이제는 아련한 마음속의 고향으로 남았어라.
(2022.12.31.)
*사진 : 최용순님(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