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 한 그릇에 담긴 엄니의 사랑 예목/전수남 콩국수 한 그릇에 엄니 생각이 난다 땡볕을 머리에 이고 아침 일찍 밭일 나갔다가 급하게 돌아와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힌 그대로 여덟 살 아들 점심을 챙기는 엄니의 사랑 가난에 찌들어도 행복했던 시절 우물에서 금방 퍼 올린 찬물로 삶은 국수를 행궈 잘 우려낸 멸치국물에 말아 오이 몇 조각을 그 위에 얹은 국수 한 사발에 가득 담긴 사랑 그 때는 몰랐어요 어머니의 무한한 사랑을. (2023.8.8.) *사진 : 최명진작가님(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