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표
예목/전수남
맑고 찬 이슬을
가득 가슴에 안고서도
메밀꽃이 하얗게 밤을 새는데
길을 잃은 가랑잎은 갈 곳을 몰라 하고
거침없이 내달리는 바람 따라
님 찾아 나선 내 마음은 허공중을 헤매네.
물들어가는 단풍처럼
황혼을 마중하고 싶어도
모자람이 많은 들풀 같은 인생
무슨 미련이 그리도 많은지
굵게 눌러 획 하나 긋고 싶은
한 점 마침표를 찍는 것도 여의치가 않네.
(2023.10.8.)
*如意하다 : 일이 마음먹은 대로 되다.
*사진 : 정은영작가님(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