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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표

예목 2023. 10. 21. 09:44

                마침표

                                예목/전수남

 

맑고 찬 이슬을

가득 가슴에 안고서도

메밀꽃이 하얗게 밤을 새는데

길을 잃은 가랑잎은 갈 곳을 몰라 하고

거침없이 내달리는 바람 따라

님 찾아 나선 내 마음은 허공중을 헤매네.

 

물들어가는 단풍처럼

황혼을 마중하고 싶어도

모자람이 많은 들풀 같은 인생

무슨 미련이 그리도 많은지

굵게 눌러 획 하나 긋고 싶은

한 점 마침표를 찍는 것도 여의치가 않네.

 

(2023.10.8.)

如意하다 : 일이 마음먹은 대로 되다.

사진 : 정은영작가님(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