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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단상(3)

예목 2024. 8. 30. 06:19

              시절단상(3)

                                   예목/전수남

 

산비탈 평원에 줄지어 늘어선 가을배추가

풋풋한 자태를 맘껏 자랑하는데

바람의 언덕을 넘어서면

출렁이는 동해의 푸른 물결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드높은 기상 가슴에 품고

희망찬 새날을 마중하라 한다.

 

바람을 한껏 들이킨

키 큰 산지기 숨 가쁘게 양팔을 휘두르고

청명한 하늘에 양떼를 풀어놓은

짙푸른 언덕 밭고랑마다

투박한 촌로의 손길이 머문 시간들

고된 허리 한 번 펴면

계절은 저만치 앞서 가있네.

 

(2024.8.27.)

사진 : 윤현길작가님(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