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꽃무릇의 처연한 사랑

예목 2017. 8. 15. 08:05


   꽃무릇의 처연한 사랑

            

                          예목/전수남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긴 속눈썹 치켜 올려

붉은 꽃잎 감싸 안아도

참고 참은 기다림의 시간

촉촉이 눈물 되어 흐르니

 

가슴속 깊이 내재된 설움

안으로 안으로만 침전시켜

오지 못하는 님을 향해

애처로운 마음 담아낸 것이더냐.

새벽 찬 공기를

폐부 깊숙이 들이키고서

연초록 가녀린 몸에 의지해

붉게 피어낸 꽃잎마저

그리움 번진 핏빛으로 물드는데

 

님을 만나지 못하는

홀로 하는 처연한 사랑

가슴 찢어지듯 애잔하여도

꽃 진 후에 찾아오는 낭군님은

무심히도 피를 토한

너의 맘조차 모르는구나.

 

(2015.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