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꽃
예목/전수남
금방이라도 툭 뭉그러질 것 같은
작은 꽃잎마다
황금빛 햇살이 내려앉아
겨우내 얼어붙은 말문을 열고
봄을 전해야하는 조급한 마음
옹기종기 모여 얼굴을 맞댄 채
나지막이 옹알이하듯
미세한 떨림으로 흥얼거린다.
깜찍한 고깔모자를 쓴 유아들이
손잡고 봄나들이를 나와
보이는 것 모두가 신기한 세상
눈 말똥말똥 뜨고 바라보다
두 팔을 벌리기도 전에
선뜻 가슴에 안겨
티 없이 맑은 웃음 쏟아내듯
그리움 가득한 봄날을 노랗게 물들이네.
(2017.3.26)
*사진 : 예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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