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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리꽃

예목 2018. 4. 13. 09:39


             개나리꽃

 

                            예목/전수남

 

금방이라도 툭 뭉그러질 것 같은

작은 꽃잎마다

황금빛 햇살이 내려앉아

겨우내 얼어붙은 말문을 열고

봄을 전해야하는 조급한 마음

옹기종기 모여 얼굴을 맞댄 채

나지막이 옹알이하듯

미세한 떨림으로 흥얼거린다.

 

깜찍한 고깔모자를 쓴 유아들이

손잡고 봄나들이를 나와

보이는 것 모두가 신기한 세상

눈 말똥말똥 뜨고 바라보다

두 팔을 벌리기도 전에

선뜻 가슴에 안겨

티 없이 맑은 웃음 쏟아내듯

그리움 가득한 봄날을 노랗게 물들이네.

 

(2017.3.26)

*사진 : 예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