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배
예목/전수남
거친 물살도 거슬러 오르는 연어처럼
힘찬 심장박동 쉼 없는 자맥질로
뜨거운 열정 식지 않을 줄 알았건만
세월 앞에 무뎌져가는 기상
마지막 잎새 마냥 고개를 떨구고
은둔의 길로 접어든 빈 배여
거센 강물을 헤치고 뱃길을 열어
오가는 이 가슴속에
환희의 물결로 출렁이고 싶은데
기력을 잃어가는 고령(高齡)의 심중처럼
책무를 다해 잊혀져가는 빈 배는
마지막 작별의 그날을 기다리누나.
(2022.12.22.)
*사진 : Seong Ha Park작가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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