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향기(2) 예목/전수남 정지문도 없는 부엌 아궁이에 꺾어 넣은 솔가지에 발갛게 타오르는 불꽃 마른 잔솔가지 잿불에 고구마가 익어가는 바람결에 전해지는 황톳빛 정취 떠나 온지 반백년이 되어도 유년의 추억은 아직도 그 시절에 머물러있네. 텅 빈 겨울 들녘에 요란스레 잔치를 열던 떼까마귀도 나처럼 고향을 등졌을까 길은 멀어도 마음은 한걸음에 내달려 앞산에서 솔가지 한 짐 짊어지고 어둑한 신작로로 돌아오는 이마에 땀 맺힌 엄니를 마중 나간다. (2023.12.7.) *사진 : 정명호작가님(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