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목정 어느 여름날의 초상(肖像) 예목/전수남 시리도록 푸른 강바람이 정자 마루턱에 걸터앉아 더위에 지친 길손 쉬어가라 하는데 시 한 수로 풍월을 노래하던 옛 선인의 풍류를 바람은 지금도 떠올리고 있을까. 청빈한 선비의 낭랑한 글 읽는 소리 하목정을 휘감아 도는 듯 붉게 타는 배롱나무꽃이 고개를 기웃대고 고향의 차향에 취한 여인 만남과 떠남의 수레바퀴가 쉼 없이 구르는 강물 같은 세월에 감회에 젖는구려. (2021.8.2.) *사진 : 조완제 작가님(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