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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만찬

마지막 만찬                                예목/전수남 홀로 남겨질까 두려워 경주하듯 담벼락을 오르고 또 오르다만산홍엽의 정취에 취해지나온 길 뒤돌아보며 무리지어 붉게 붉게 온몸을 태우네. 이별을 앞둔 만찬은 끝나지 않았지만돌아서는 발걸음 잡지 않으마떠날 때 떠날지라도 마지막 가는 길훗날을 기약하는 가을연회 뜨거웠던 지난날의 추억은 가슴에 품고 가거라. (2024.10.27)*사진 : 전혜민님(감사드립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4.11.08

생명의 불꽃 별이 되는 날까지

생명의 불꽃 별이 되는 날까지                              예목/전수남 흐드러지게 핀 황하코스모스 꽃물결상념에 젖어 발길을 붙잡아도삶의 고뇌를 짊어지고 벼랑 끝에 선피폐해져가는 영혼세월 앞에 무릎을 꿇어도지고지순한 사랑 아낌없이 쏟고 가리. 분홍빛 꽃 같은 젊음이 무너지고핏기를 잃어가는 육신송장버섯이 기생해도 떨쳐낼 수가 없지만가녀린 희망 가을코스모스처럼 꽃피워생명의 불꽃 별이 되는 그날까지하늘이 맺어준 연(緣) 인의(仁義)를 다하리. (2024.10.30.)*사진 : 전혜민님(감사드립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4.11.05

가을날의 그리움(3)

가을날의 그리움(3)                                    예목/전수남 천년고찰을 지키는 신륵사 은행나무는계절이 가고와도 정정한 빛을 잃지 않건만늦가을 정취에 취한 노회한 영혼지나가는 촌로의 모습에서야속히도 먼저 간 자네의 얼굴을 만나네. 남한강을 내려다보는 언덕배기에서세월의 바람을 고스란히 견뎌낸 석탑고즈넉한 풍광에 반한중년의 여인 여유로움은 시간조차 잊고 있는데낭랑한 독경소리에 나는 너를 한 편의 시로 추억하네. (2024.10.25.)*사진 : 전혜민님(감사드립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4.11.01

꽃미소 속에 담긴 의미는

꽃미소 속에 담긴 의미는                                      예목/전수남 연보랏빛 꽃미소에 마음 빼앗긴햇살 좋은 화창한 날‘브리즈번’의 ‘자카란다’가 눈웃음을 건넨다환히 오늘을 마중하라고나무와 숲도 맑은 이슬을 품은심미한 감성으로 어울림의 삶 열어간다며. 화사한 꽃잔치 뒤에짙푸른 녹음이 무성하고훗날을 기약하는 이별 앞에서는스스로를 버리며 가슴 아파해도만남과 떠남 모두가 섭리인지라축복의 시간 촌각도 헛되이 보내지 말라하네. (2024.10.16.)*jaca·randa : 향이 좋은 열대산 나무.*심미(審美) : 아름다움을 살펴 찾음.*사진 : 산목련작가님(감사드립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4.10.29

메밀꽃 피는 들녘 축제가 끝나면

메밀꽃 피는 들녘 축제가 끝나면                                  예목/전수남 성대한 잔치가 열렸나별이 지던 밤무수한 별들이 지상으로 내려와생명의 빛으로가을들판을 뒤덮었네. 별들과 요정의 향연 축제가 끝나고 꿈이 익어가는 들녘결실의 계절에 사랑이 꽃피었으니거센 세파를 뛰어넘은 당신만개한 절정의 꽃처럼 환한 기쁨을 누리소서. (2024.10.17.)*사진 : 정은영작가님(감사드립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4.10.29

가을날의 사랑은(2)

가을날의 사랑은(2)                                 예목/전수남 가슴을 펴고 하늘을 올려다봐요국화향 그윽한 가을들녘당신의 체취가 아련히 여울지네요정겹게 나풀거리는 가을빛살이보랏빛 국화꽃 위에서 춤을 추는데소슬바람은 혼자서도 술래잡기를 해요. 우수에 깃든 당신의 동공처럼깊어가는 가을정취 시들한 늙은 사랑이라도첫정 나눈 연인처럼 손잡고 걸어봐요가을이 속삭이는 귓속말풀벌레 울음소리 가슴에 담아보세요만물이 그대를 향해 미소 지을 테니까요. (2024.10.8.)*사진 : 오영택작가님(감사드립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4.10.29

마음의 문을 열면

마음의 문을 열면                                예목/전수남 어깨동무를 한 분홍빛 수풀아기자기한 꿈들이 어우러지며‘먼 산에 아지랑이 품안에 잠들고’지난 시절을 가슴으로 노래한다오늘 너를 보낸다 해도우리의 사랑 아름다웠노라고. 손가락 걸며 언약한 순결한 고백숲을 이루었으니 마음의 문을 열면철지난 아픔도 빛으로 승화 되네들을 가득 메운 핑크뮬리가 생을 축복하고내 가슴속에도 행복이 윤슬로 찰랑거린다. (2024.10.9.)*사진 : 김혜정님(감사드립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4.10.16

대둔산 푸른 기상을 닮아

대둔산 푸른 기상을 닮아                              예목/전수남 한 걸음 두 걸음 진정을 담은끊임없는 도전은 태산도 넘어서고백전노장의 늠름한 기백과사자후를 토하는 젊은 용장의 패기를대둔산의 장엄함에서 배우면세파의 파고가 험난해도 길을 잃지 않으리. 푸르름이 붉게 물들어도빛을 잃지 않는 대둔의 푸른 기상만고에 우뚝한 기개를 닮아그대여 훗날의 위구심은 떨쳐버리고오늘 지금 창천을 날아올라라불굴의 의기가 세상을 바꿀지니. (2024.10.11.)*위구심(危懼心):염려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사진 : 이유원작가님(감사드립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4.10.13

가을날의 그리움

가을날의 그리움                                예목/전수남 누구를 기다릴까고래등같은 기와집 넓은 앞마당에 가을햇살을 등에 업고배불러가는 단감 사랑은 영글어 가지만어둑해져오는 어스름에 술 고픈 촌로홀로 적적함을 어이 달래나. 삶이 고달파황혼을 향해가는 인생여정이 외로워가을을 불러내어 주고받는 혼술막걸리 한 잔 거하게 목축임 하고나면먼저 간 벗에 대한 그리움빈 술잔 가득 넘실거리네. (2024.9.30.)*사진 : 정은영작가님(감사드립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4.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