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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치마

처녀치마 예목/전수남 열여섯 꽃다운 나이에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지 않으려 열 살 연상 지아비를 만나 사흘 만에 초야를 치르고 열일곱에 출산한 첫 아들 첫돌에 눈감고 하늘로 보냈으니 가슴에 묻은 작은 영혼 기리려 고무줄통바지만 입고 보낸 청춘 위해 깊은 산중 홀로 피는 네가 대신 긴 치마 드리웠구나. 미모보다 삶이 먼저라 제대로 된 다홍치마 입어보지도 못하고 잘록한 허리 통통 튀는 몸매 드러내고 자랑한번 못했건만 너는 쪽빛 머리 물들이고 주름치마 늘어뜨려 치장한 맵시 남정네들 이목 단숨에 휘어잡는 아리따운 여인의 상징이니 사랑받고 싶은 마음 천상에서 내려다봐도 부럽구나. (2016.4.8) * 사진 : 천우님(감사드립니다) 사진은 처녀치마 입니다.

카테고리 없음 2017.05.27

들꽃의 사랑

들꽃의 사랑 예목/전수남 은빛날개 팔랑이는 작은 요정 새벽녘 하늘 오르며 흘린 눈물 속이 훤히 보이는 맑은 이슬 되어 이리저리 뒹굴다 낙하 하면 무료한 산들바람이 놀러와 미끈한 초록 잎새 내려앉아 널뛰듯 희롱하다 가는데 님 오시길 기다리는 마음 꿋꿋이 지켜낸 세월 앞에 지켜보는 이 없어도 꽃은 피나니 여우비가 내리다만 봄날 먼 길 돌아온 내님 어머니 외사랑 품어 안듯 가슴 풀어헤쳐 끌어안고 이름 없는 들꽃 사랑꽃으로 핍니다. (2016.4.4) * 사진 : 천우님(감사드립니다) 사진은 명이나물 꽃입니다.

카테고리 없음 2017.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