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치마
처녀치마 예목/전수남 열여섯 꽃다운 나이에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지 않으려 열 살 연상 지아비를 만나 사흘 만에 초야를 치르고 열일곱에 출산한 첫 아들 첫돌에 눈감고 하늘로 보냈으니 가슴에 묻은 작은 영혼 기리려 고무줄통바지만 입고 보낸 청춘 위해 깊은 산중 홀로 피는 네가 대신 긴 치마 드리웠구나. 미모보다 삶이 먼저라 제대로 된 다홍치마 입어보지도 못하고 잘록한 허리 통통 튀는 몸매 드러내고 자랑한번 못했건만 너는 쪽빛 머리 물들이고 주름치마 늘어뜨려 치장한 맵시 남정네들 이목 단숨에 휘어잡는 아리따운 여인의 상징이니 사랑받고 싶은 마음 천상에서 내려다봐도 부럽구나. (2016.4.8) * 사진 : 천우님(감사드립니다) 사진은 처녀치마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