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바라보다(2) 산을 바라보다(2) 예목/전수남 산을 바라보면 마음을 비우라한다 자만은 떨치고 욕심을 버려 무엇이 되려 하지 말고 무엇을 느낄까 고민하라 한다 바라만 봐서는 이룰 수가 없기에 가로막은 산을 넘어 새로움을 만나야 하늘을 날수 있는데… 산을 넘나드는 바람에게 물어보면 어떻게 넘.. 카테고리 없음 2017.07.23
가우라꽃의 유혹 가우라꽃의 유혹 예목/전수남 사색에 잠긴 듯 태화강변을 혼자거니는 여인 강변 따라 넓게 펼쳐진 꽃밭에서 눈여겨 바라보던 가우라꽃 길게 뻗어 올린 연약한 가지가 여인의 잘록한 허리 움직이듯 강바람 따라 하늘하늘 흔들리다 강변을 오르내리는 산들바람에 긴 꽃대 흐느끼듯 하느작.. 카테고리 없음 2017.07.23
아버지란 이름 아버지란 이름 예목/전수남 병들고 나약해서 잎을 내지 못하는 고목이라 해도 서있는 자체가 기둥이더라 정정함이 빛을 잃어가도 한치 앞을 내다보는 것이 가물가물하고 귓속에서 풀벌레가 종일을 울어대어 동문서답하기 일쑤라 내뱉는 말이 어눌해져가도 아버지에 대한 기대는 변치 .. 카테고리 없음 2017.07.22
너무 짧은 만남은 너무 짧은 만남은 예목/전수남 칠 여년 땅속 눈먼 삶을 살아 가슴에 쌓인 울분을 요란한 울음으로 쏟아내도록 긴 기다림의 시간이 운명의 굴레를 씌웠어라 한 맺힌 울음 속에는 세월의 아픔이 녹아있어 너무 짧은 만남은 다시 못 올 이별이 서러워 떠나는 게 아쉬워서 울고 또 우나니… .. 카테고리 없음 2017.07.22
대왕암과 울기등대 대왕암과 울기등대 예목/전수남 백년 해송이 길을 열고 바다가 품어 안은 바위섬에 청정함을 자랑하는 절벽 위 소나무 짙푸른 바다와 그 깊이를 다투는데 시퍼런 물결 허연 파도가 바위를 할퀼 때마다 파도를 삼키고도 꿈쩍 않는 대왕암 죽어서도 호국용이 되려한 문무대왕 왕비가 지키.. 카테고리 없음 2017.07.21
부용화 부용화 예목/전수남 정숙한 여인의 몸가짐을 따라했나 부용화 분홍빛 꽃이 달이 너무 밝아 잠 못 드는 밤 하얀 모시적삼 걸치고 초가집 뒤 장독대에 정화수 한 그릇 올리고 도회로 길 떠난 지아비 무운을 비는 지조 있는 여인 고혹적인 자태로 비를 몰고 오는 바람 시원함을 가슴에 담아 .. 카테고리 없음 2017.07.21
신부가 되고픈 호접란 신부가 되고픈 호접란 예목/전수남 꿈을 꾼다 호접란이 단꿈을 꾼다 첫날밤을 맞는 새색시처럼 발그스레 홍조 띤 얼굴로 수줍어도 님 기다리는 마음 숨김없이 드러내고 원숙한 사랑 달콤함을 담아 신부가 되는 허니문 꿈을 꾼다. 혼례를 치른 둘만의 밀월여행에서 샤워를 끝내고 생기 가.. 카테고리 없음 2017.07.20
조팝나무 꽃의 사랑 조팝나무꽃의 사랑 예목/전수남 부유함의 상징인가 무수한 꽃송이마다 사랑을 담았네 배고픈 망자를 위해 수북한 흰쌀밥 제사상을 준비하려 했나 동네방네 울타리마다 흰 구름 내려앉듯 하얗게 어우러진 조팝나무꽃 풍요의 상징으로 다가와선 전쟁터에 나간 아버지를 구하려 적진에 숨.. 카테고리 없음 2017.07.20
개망초가 웃는 건 개망초가 웃는 건 예목/전수남 전쟁통에 버림받은 연약한 목숨들 코흘리개 천덕꾸러기로 내몰려도 돌보는 이 없어도 불모지를 점령한 개망초처럼 눈물 삼키고도 꿋꿋이 일어섰네 의지할 곳 없어도 부둥켜안고 서로 기대며 더러는 꺾인 생명도 있었건만 하늘을 우러르는 꿈을 키워 사회.. 카테고리 없음 2017.07.19
밀알이 된 생명력 밀알이 된 생명력 예목/전수남 수세미로 때를 밀던 시대가 있었지 수성 방천 아래 작부(酌婦)의 나신이 잊힐만하면 사내들 입에 심심찮게 오르내려도 모두가 천연덕스럽던 시절 별도 없는 캄캄한 밤에 묵직한 몸부림에 뒤틀린 듯 질펀하게 누워버린 보리밭 풍경 수세미로 문질러 지운 기.. 카테고리 없음 2017.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