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화의 눈물 해당화의 눈물 예목/전수남 양지바른 산기슭 고개 숙인 홍자색 꽃송이 꼬질꼬질 처량한 몰골로 산속 숨어든 피난민 눈빛처럼 슬픔 가득 눈물을 품었네 서른하나 젊은 아버지 인민의용군으로 끌려가지 않으려고 갓난아기 품고 달빛 따라나선 파난 길 이산가족 되는 생이별 피하려 죽음 .. 카테고리 없음 2017.06.30
호박꽃 호박꽃 예목/전수남 헤지고 떨어져도 구멍 난 양말 기워 신는 마음 내리사랑 한없는 자식사랑에 새것보다 오래 된 것 더 좋다며 눈총 받아도 아랑곳 않는 엄니처럼 누가 뭐래도 기죽지 않는 꽃이라네 척박한 땅 어디서든 피는 삶이라 진초록 잎 가시 돋은 까슬함은 투박한 엄니손등 엎어.. 카테고리 없음 2017.06.29
능소화 사랑 능소화 사랑 예목/전수남 구중궁궐 겹겹이 둘러싼 층층시하에 눈물로 지샌 세월 높은 담벼락 타고 올라 보고픈 님 발걸음이라도 훔쳐보려 멀리 내다보려 발돋움하는 애처로운 마음이 능소화로 핀다 초야 기다리듯 설레는 가슴 앵두 같은 입술 홍조 띤 얼굴로 거울 속 모습 눈도장 찍어 .. 카테고리 없음 2017.06.29
연인의 꽃 연인의 꽃 -세이지 꽃의 시샘- 예목/전수남 일산 호수공원 정자를 끼고 얕은 물가 까치걸음 하던 원앙 한 쌍 뭍으로 올라와 서로 입 맞추며 깃털 단장하니 짙은 구애행위 훔쳐보다 물오른 수줍음 주체 못한 연인의 꽃 세이지 엉덩이 빨갛게 물든 꽃으로 핀다 잔잔한 호수 수면을 바라보는 .. 카테고리 없음 2017.06.28
빈 집 빈 집 예목/전수남 쓰러져가는 초가삼간 누군가는 정들었던 곳이어라 텅 빈 공간 누군가는 마음 두고 갔으리 싸리대문 반쯤 허물어지고 마당에 무성한 잡초 세월의 이끼가 내려앉아 흉흉한 바람만 들이치는데 도시로 떠난 아들 소식 기다리던 노모 아들 따라 서울로 거처를 옮겼을까 온.. 카테고리 없음 2017.06.28
바람과 파랑새 바람과 파랑새 예목/전수남 맑은 물빛눈빛에 빠져들어 몇날 며칠을 바라만보다 가고 오는 길목마다 숨어들지 못하는 그물을 치고 세 번의 큐피드 화살을 날렸는데 화살 맞은 초롱초롱한 눈빛 잠시 주저앉아 숨 돌리고는 한참 날갯죽지 깃털을 고르더니만 새로운 바람 불자 하늘을 날더.. 카테고리 없음 2017.06.27
수국의 추억 수국의 추억 예목/전수남 맑은 물 찰랑이는 모내기 끝낸 논 넓은 들 수성들판을 끼고 시골마을 한가운데 고래등 같은 기와집 대청마루서 내려다보이는 우물 옆 뜰에 소담스레 핀 수국 노란색 한복 치마에 하얀 앞치마 두른 자태 환한 대보름달 얼굴로 함박웃음 머금던 그 집 젊은 며느리 .. 카테고리 없음 2017.06.27
나팔꽃청춘 나팔꽃 청춘 예목/전수남 엎드려 누운 산들이 졸린 눈을 뜨는 시각 여명이 밀려오면 나팔을 분다 강원도 산골 부대 막사 안으로 가상나팔 힘차게 울리고 연병장에 모인 젊은 군인들 우렁찬 군가소리 군화발자국 소리 새벽하늘 날아오르면 바라보는 초병 나팔꽃이 빙긋 웃는다 울타리를 .. 카테고리 없음 2017.06.26
양귀비꽃이라 해도 양귀비꽃이라 해도 예목/전수남 희디 흰 목덜미 보일 듯 말듯 붉은 스카프를 두르고 티끌도 일지 않는 발걸음 사뿐히 다가와 고요한 심중 흔들어놓고는 뒤돌아서는 양귀비꽃이라 육감적 몸매 드러나지 않아도 황홀한 아름다움 고혹적 자태에 초여름 훈풍 홀린 듯 뒤따르는데 빈 의자에 .. 카테고리 없음 2017.06.26
밤꽃 피면 밤꽃 피면 예목/전수남 짙푸른 신록 질투하느라 산발하듯 레게 머리한 농염한 여인 하얀 속살 내보이며 눈부신 유월 햇살 시샘해도 허허로운 마음 달랠 수 없어 끝내는 짧은 희열 끝에 코끝 훔치는 향내 쏟고 마네 젊은 사내 넓은 가슴팍이 그리운 처녀 해 질 녘 밤꽃 피는 밤나무 아래서 .. 카테고리 없음 2017.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