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정 열 정 예목/전수남 지나온 세월 오래되었다 해서 고루해지는 건 아니다 나이테의 수 늘어난다 해서 생각이 깊어지는 것도 아니다 사유의 깊이를 헤아리는 자 산들바람에도 의미를 심는다 꺼칠한 피부 겉모습만으로 생사를 가늠해선 안 되는 것을 딱딱한 껍질 아래에도 생존 본능은 흐르.. 카테고리 없음 2017.06.15
석 류 석 류 예목/전수남 생긋한 미소 농염한 유혹 살짝 벌린 붉은 입술 쩍쩍 쪼개진 틈새로 가지런히 얼굴 내민 홍보석 루비 광채가 시선을 끈다 날 보러 와요 보일 듯 말듯 보석알갱이 투명한 붉은빛 알마다 무슨 사연 담겨있나 바라만 봐도 입안 시큼하니… 익을 대로 익어 터져버린 쏟아내.. 카테고리 없음 2017.06.14
호수가 된 강 호수가 된 강 예목/전수남 강산풍월에 잠시 눈 돌린 강물 흐름을 멈추고는 청옥석 빛으로 몸 씻고 고운 속살 숨기며 돌아누워 산허리에 팔 얹고는 나지막이 속삭이는 밀어 당신 곁에 머물고 싶나니… 님 곁에 머물러도 바다로 가고픈 그리움 울컥 울컥 쏟아낸 눈물이 하늘빛 담은 옥색 물.. 카테고리 없음 2017.06.14
목숨 목 숨 예목/전수남 모진 게 목숨이라 숨 붙어 있는 이상 산 입에 거미줄 치지 않고 제 밥그릇 달고 나오는 게 삶이더라 작은 솔 씨 하나 절벽에 기생하여 암벽틈새 뿌리내리고 휑한 바람 맞닥뜨리며 기개 펼치는 소나무로 자랐으니 그 운명 옛날 어머님 모습이네 동지섣달 냉골 된 방 덥히.. 카테고리 없음 2017.06.13
청보리 익는 들판에서 청보리 익는 들판에서 예목/전수남 날개를 달았네 초록의 물결 출렁일 때마다 푸른 꿈이 부푼다 청보리 파랗게 익어가는 들판 그 앞에 서면 광활한 들녘 위를 날고 싶은 욕망 요동친다 내 꿈은 바다가 되는 것 젊은 열정이여 오라 넘실대는 파도 푸른 바다에 지치지 않는 배 띄워 보세나 .. 카테고리 없음 2017.06.13
푸른 오월 푸른 오월 예목/전수남 두 팔을 벌려 푸른 하늘을 안아봐 누군가는 속삭이겠지 가슴을 풀어헤쳐 바람을 맞아봐 이름 모를 들꽃 향기 실려 있으리 귀를 열고 숲이 소곤대는 소리 귀 기울여 들어봐 저 먼 곳 새 우는 소리 마음으로 들을 수 있을 터 눈을 뜨고 초록 들판을 둘러봐 무언가 눈.. 카테고리 없음 2017.06.12
내 님의 사랑 내 님의 사랑 에목/전수남 수줍은 야생화인양 첫 만남 은근한 눈길에도 하얀 민낯 감출 것도 숨김도 없이 개미지옥에 빠진 개미처럼 순박한 여인 순지무구에 이끌려 끓어질듯 이어진 애틋한 사랑 탄가루 날리던 어촌 묵호에서 숱한 사연 오가며 이룬 사랑의 결실 꿀잠 같던 신혼시절 보.. 카테고리 없음 2017.06.12
초롱꽃 초롱꽃 예목/전수남 살포시 고개 숙여 먼발치를 내려다보며 수줍게 발그레 웃는 것이 연지곤지 찍고 초야 기다리는 새악시 고운 모습이네 낭군님 밭일 나간 사이 흰 쌀밥 해놓는 우렁각시가 숨었을라나 옛날 옛적 손 귀한 정승 댁으로 시집간 새색시 대를 잇지 못해 소박맞고 쫓겨난 혼.. 카테고리 없음 2017.06.11
새벽을 여는 마음 새벽을 여는 마음 예목/전수남 꿈을 꾸는 새벽 뒤척이는 부스스한 눈빛 속으로 일어나라 채근하는 빛살 비치면 고시촌 젊은 열정 촌음이 아깝다 푸른 기운 자욱이 내려앉으며 꿈틀대는 기상 어둠을 밀어내는 여명에 골목마다 일어서는 발자국 도시를 정화하는 미화원의 마음 새벽 서슬 .. 카테고리 없음 2017.06.11
불두화 불두화 예목/전수남 살짝 얼굴 드러낸 보일 듯 말듯 살찐 젖가슴처럼 움켜쥐면 손안에 꽉 찰듯한데 하얗게 분바르고서 탐스런 과일 같은 상큼함 은은히 자랑하는 불두화 부처님 오신 날 불심 담아내 듯 번뇌와 근심을 품어 안네. 지신 밟는 풍물놀이 농악대 고깔모자 장식 꽃처럼 꽹과리 .. 카테고리 없음 2017.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