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일락 꽃피면 라일락 꽃피면 예목/전수남 녹슨 철대문 넘어 사랑의 향기 저 먼 하늘까지 치닫는 좁은 마당 있는 자그마한 한옥 내 집 마련하고 맨 먼저 라일락 한 그루 심었지 오월이면 해마다 진한 라일락향기 골목 어귀까지 마중을 하고 늦은 밤 아들 귀가 기다리는 환갑 넘긴 노모 잠 못 이루던 날들.. 카테고리 없음 2017.06.05
미운 세 살과 깽깽이풀 미운 세 살과 깽깽이풀 예목/전수남 뽀얀 얼굴로 고개 치켜들고 설레설레 싫다는 표정으로 밥 한 숟가락 떠먹이려도 술래 피해 숨듯 도망가는 세 살 갓 태어난 아기 밀쳐내고 엄마사랑 독차지하고픈 미운 세살 동생시샘 투정하는 떼쟁이 모습으로 깨금발 뛴 듯 띄엄띄엄 산중턱아래 골짜.. 카테고리 없음 2017.06.04
마음걸이 마음걸이 예목/전수남 추적추적 내리는 실비에 젖어버린 풀죽은 마음 오월 햇살에 말리면 물기 하나 없이 뽀송뽀송해질까 진초록물결 출렁이는 산과 들 습기 머금은 눅눅함 죄다 흡수해 버려 스치는 바람 한줌 움켜잡고 비비면 흔적 없이 단숨에 바스라 질듯 한데 우울한 마음 말릴 옷걸.. 카테고리 없음 2017.06.04
꽃사과 꽃사과 예목/전수남 사월춘풍 살금살금 다가와 뽀얀 얼굴 쓰다듬으니 발간 맨살 수줍어 입 다문 꽃사과 고개 숙여 이마에 입맞춤하면 그제야 가슴에 살짝 안긴다. 꽃피는 봄 정원 함께하고 싶어서 연지 찍고 하얗게 방긋 웃는 너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세상 모든 축복 안겨주고 싶건만 여.. 카테고리 없음 2017.06.03
봄날은 가도 봄날은 가도 예목/전수남 하얗게 눈물 뿌리며 벚꽃 지고 꽃사과 발갛게 수줍게 웃더니만 철쭉 영산홍 기다린 듯 산에서 뜰에서 날마다 연회를 열어도 연초록 푸르름 물결조차도 황사 실어오는 서풍에 빛을 잃는데 놀이터 한구석 젊은 엄마 웃음소리 봄날이 가는 줄 아직 모른다. 바람 따.. 카테고리 없음 2017.06.03
유채꽃사랑들판 유채꽃사랑들판 예목/전수남 넓은 들판 노란 춘풍 살랑이면 꼭 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남지 유채꽃밭 속 술래잡기사랑 꽃처럼 물드는 설레는 가슴 그대는 술래요, 나는 자유로운 날개를 달았네. 누가 더 예쁠까 유채꽃 황금물결 출렁이면 뒤질세라 어깨동무한 튤립 파도타기 유채꽃.. 카테고리 없음 2017.06.02
꽃피고 싶은 바람 꽃피고 싶은 바람 예목/전수남 마음을 도둑맞았나. 님 향한 짝사랑 살포시 웃어준 눈웃음 한번에 넋을 놓고 숨어버린 마음 어디 후미진 곳에서 돌아올 길을 잃었건만 님이 허락한 짧은 희열 이 봄 가기 전에 사랑으로 꽃피라 한다. 시들지 않는 꽃이 되라 하지만 방향감각 상실하고 달아.. 카테고리 없음 2017.06.02
귀로 귀 로 예목/전수남 서산에 해떨어지면 비상하던 새들 둥지로 돌아가고 포식자도 먹히는 생물체도 돌아갈 곳 쉴 곳을 찾는다 부평초 같은 인생도 서녘하늘 해 그림자 드리우면 눈시울 붉히며 지난 세월 추억하는데 어디로 가나 정해진 길 없으니 누가 불러주랴 홀로 가는 길인데 시력을 .. 카테고리 없음 2017.06.01
밥 밥 예목/전수남 때가 되면 싫든 좋든 챙겨서 삼켜야하고 붙들고 있어야하는 생명줄이다. 그 끈을 놓는 순간 영혼은 자유를 찾아도 육신은 길을 잃는다. 젊을 때는 양어깨에 내려앉은 의무 떨치기 위해 스스로 차린 밥상 위 밥이 되지만 세월 앞에 무릎 꿇고 나면 산란한 어미 염낭거미처.. 카테고리 없음 2017.06.01
꽃이 피는 이유 꽃이 피는 이유 예목/전수남 꽃이 피는 이유 햇살이 종일 목덜미에 입맞춤하니 간지러움 참다못해 웃는 거였고 바람이 가슴을 훑고 스쳐가니 무안하고 부끄러워 하늘 향해 하소연 분출한 거랍니다. 물오른 온몸 이글대는 정염 억제할 수 없는 욕구 발산하려 누구에게라도 눈길 주려 함이.. 카테고리 없음 2017.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