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의 꽃 그리움의 꽃 예목/전수남 세상을 등졌는가 푸른 초원 울창한 산림 중을 마다하고 깎아지른 암벽에 홀로 뿌리를 내렸으니 흔들리며 바라보는 현생(現生) 고단한 삶도 생의 축복인데 무엇이 그대의 눈시울을 붉히게 하나. 생사의 기로에서도 한 치 망설임 없이 몸을 던져 피워내는 절절한 간구 어디에서든 평안을 구하는 갈망을 담은 순백의 그리움이 하얗게 하얗게 눈꽃으로 핀다. (2024.1.26.) *사진 : Seong Ha Park작가님 (감사드립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4.01.30
아버지(2) 아버지(2) 예목/전수남 머리부터 발끝까지 시린 눈발을 뒤집어쓰고도 북풍한설에 온몸으로 맞서는 장대한 기개 설산의 장엄한 위용은 온갖 세상 풍파에도 굴하지 않는 백전노장 같은 꿋꿋한 아버지의 모습이다. 무뚝뚝한 사랑 내색 한 번 않고도 가족의 안위를 짊어지고 황량한 광야를 나아가는 불굴의 투지 눈물 한 방울 흘릴 시간조차 아까운 생존을 위한 삶 걸어온 발자취가 자기희생으로 쌓아올린 등대 같은 인생길라잡이여라. (2024.1.25.) *사진 : 김영규작가님(감사드립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4.01.28
날개 날개 예목/전수남 일 밖에 모르는 일개미에게도 날개가 솟는다면 여왕개미로 분신(分身)할 수 있을까 피죽 한 그릇에 연연해하는 범민(凡民)의 굽은 등짝에도 독수리처럼 비상할 수 있는 날개가 돋을 수 있을까. 돌아서면 몰라보게 발전하는 문명의 이기 속에도 원초적 욕망 날고 싶은 갈망 심중에 품은 희망의 나래가 너와 나를 가로막는 장벽을 넘어 만인의 가슴에 지고선의 사랑으로 자리하면 날개 없이도 하늘을 날아오를 수 있으리. (2024.1.5.) *지고선(至高善) : 인간행위의 최고의 목적과 이상이 되며 행위의 근본 기준이 되는 선. *사진 : Seong Ha Park작가님 (감사드립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4.01.26
사랑의 길(7) 사랑의 길(7) 예목/전수남 소복소복 쌓이는 순백의 숨결 거침없이 쏟아지는 눈길을 둘이서 다정히 걷노라면 세상은 침묵 속에 묻혀도 말없이도 전해지는 그대의 마음 한마음 한뜻으로 넘지 못할 산이 없고 거친 세파도 두렵지 않으리. 둘이서 하나 되고 셋이 되는 삶의 여정 마주보고 웃는 웃음 한 번에 쏟아지는 행복 한 소쿠리 눈보라 속에서도 사랑은 희망을 싹틔우고 우리가 채워가는 인생의 퍼즐 믿음 속에 꽃피는 사랑의 힘으로 이루지 못할 것이 없어라. (2024.1.11.) *사진 : 정명호작가님(감사드립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4.01.24
순백의 사랑 순백의 사랑 예목/전수남 눈을 감아도 어른거리는 찬연한 눈꽃의 미소 너의 티 없이 맑은 마음 만인의 가슴에 생기를 불어넣고 오욕에 물든 세상 선(善)히 인도하려 온천지를 하얗게 휘덮는구나. 정결한 순백의 사랑 메마른 나목 핏기 없는 육신위에 솜이불을 펼치듯 내려앉아 설야(雪夜)에 피는 무수한 꽃이 되고 북풍한설에 움츠린 마음 새 길을 여는 열정이 싹트게 하네. (2024.1.7.) *사진 : 변정현작가님(감사드립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4.01.22
피안(彼岸)의 길 피안(彼岸)의 길 예목/전수남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바람 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흐르다보면 끝닿는데 어디일지 힘겨운 숨결 마지막 한숨까지 불사르고 영혼이 육신을 떠나는 날 길 잃은 혼령 맞이해줄 천상의 문은 열릴까. 사랑과 미움이 교차하는 생의 여정 죄의 사함을 구할 수 있게 지나온 길 질곡의 시간까지 미련 없이 안녕을 고할 수 있도록 이슬처럼 맑은 선한 마음으로 매순간 허락 받은 삶 겸허히 사랑하고 싶네. (2024.1.13.) *사진 : 김효철작가님(감사드립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4.01.19
그리움은 시공을 넘어(3) 그리움은 시공을 넘어(3) 예목/전수남 신작로를 순이와 함께 내달리고 초롱초롱한 별들이 꼬리를 물던 내 고향 먼 하늘 끝까지 날아올라 그리움을 찾아 나서도 도회가 된 수성들판 친구는 가고 휑한 바람만 썰렁이네. 언제쯤이면 돌아갈까 어머님의 품속 같은 곳 까치밥으로 남겨둔 홍시 하나 얼어붙은 몸뚱이 외롭기가 내 마음 같으려나 옛 기억 속 초가지붕 위로 피어오르는 굴뚝의 흰 연기가 가물가물한다. (2023.12.2.) *사진 : 김태중작가님(감사드립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4.01.16
청송의 기개 청송의 기개 예목/전수남 세속에 물들지 않은 맑은 마음 길도 없는 암벽을 올라 산정 석암에 뿌리를 내렸으니 아침 이슬로 목축이고 바람에 실려 오는 안개비에 몸 씻고 하세월 발아래 세상을 굽어보네. 세상사 누구를 탓하리오 부름 받은 대로 주어진 사명 다하면 그뿐 손 내밀면 물빛하늘이 한가득 푸르디 푸른 정기 가슴에 품고 세월도 시샘하는 한결같은 기개를 휘날리네. (2023.12.20.) *사진 : 김혜정님(감사드립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4.01.14
갈매기의 꿈 갈매기의 꿈 예목/전수남 철썩이는 파도소리가 귓전을 때려도 내 길은 바다와의 동행 해풍이 아무리 거세어도 생명의 불꽃 다할 때까지 넘실대는 푸른 물결 교향악 따라 고동치는 심장 박동 더 크게 울린다. 열정을 실어 창공을 날아올라 알콩달콩 사랑 꽃피울 수 있는 눈부신 빛살 쏟아지는 기암절벽에 곤한 몸 편히 쉴 수 있는 곳 ‘알바트로스’의 낙원 ‘갈라파고스’까지 가는 거야 꿈을 향해 전진할 때 희망은 더 밝게 빛나리. (2023.12.24.) *사진 : 이명원작가님(감사드립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4.01.12
기도하는 마음 기도하는 마음 예목/전수남 두 손 모은 간절한 바람 눈보라가 앞을 막아서도 구도의 길 멈출 수가 없는데 누군가를 먼저 보내고 탑돌이로 영면을 빌던 마음 순백의 축원 속에 이제는 평안을 찾았을까. 풍경소리도 침묵하는 정적 속에 묻힌 불사(佛舍) 석불의 자비로운 미소 앞에 심란한 마음 겸허해지고 세상의 평화를 기원하는 중생의 염원 눈길 속에서 어디로 가야할지 길을 묻는다. (2024.1.9.) *사진 : 변정현작가님(감사드립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4.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