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 13

시절단상(3)

시절단상(3)                                   예목/전수남 산비탈 평원에 줄지어 늘어선 가을배추가풋풋한 자태를 맘껏 자랑하는데바람의 언덕을 넘어서면출렁이는 동해의 푸른 물결하얀 포말을 일으키며드높은 기상 가슴에 품고희망찬 새날을 마중하라 한다. 바람을 한껏 들이킨키 큰 산지기 숨 가쁘게 양팔을 휘두르고청명한 하늘에 양떼를 풀어놓은짙푸른 언덕 밭고랑마다투박한 촌로의 손길이 머문 시간들고된 허리 한 번 펴면계절은 저만치 앞서 가있네. (2024.8.27.)*사진 : 윤현길작가님(감사드립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4.08.30

땡초 다대기

땡초 다대기                                 예목/전수남 얼마나 성깔이 매서우면 땡초라 부를까요얼마나 성이 났으면식겁하고도 온몸이 화끈 거릴까요“입술도 심장도 뻘개진다”는셰프님 단언이 가슴에 와 확 박힙니다워매 어째요 온통 입안이 얼얼해지네요. 땡초와 버섯 양파의 깨 쏟아지는 합방에신명나게 튀기고 졸이고 들기름 처발라도자기 찬그릇에 담아내니얼라 수줍음 많은 새색시 같구려그래도 그 불같은 성정 어디 가나요겁 없이 덤비는 누구라도 오늘밤 잠 못 들 줄 아소. (2024.8.24.)*사진 : 이령시인님(감사드립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4.08.28

길은 멀어도

길은 멀어도                              예목/전수남 어디로 가는 겐가끝을 알 수 없는 여정곤한 몸 짊어진 등짐 내려놓고 싶어도긴 한 숨이 앞을 막아서도가야할 길이 남았어라소명을 다하기 전까지는 온전히 감당해야 하느니 지나온 길마다 쌓인 인생역정지은 죄를 벌하시는 거라면하늘이시여이별의 길을 배웅하는나무수국 하얀 웃음 가슴에 품고진정(眞正)히 두 눈 감고 받들겠나이다. (2024.8.22.)*사진 : 정은영작가님(감사드립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4.08.26

함께할 때 더 빛나는

함께할 때 더 빛나는                                   예목/전수남 아침이면 햇살이 깨끔발로 뛰놀고밤에는 별빛들이 두런두런 사랑을 속삭이는성주 성 밖 숲 맥문동 꽃무리무더위에 지친 마음갈증을 풀어주 듯격정의 여름 한 철 교태를 자랑한다. 마음 선한 사람들옹기종기 모여 살 듯큰 나무 아래 상생의 이웃으로찰랑거리는 보랏빛 꽃물결정을 나누고 베풀며이심전심 한마음으로 생을 노래하네. (2024.8.20.)*사진 : 최태규작가님(감사드립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4.08.24

그리움의 꽃은 피고 지고

그리움의 꽃은 피고 지고                                 예목/전수남 유년의 일기장 속에는수많은 바람이 꿈을 꾼다석이에게 홀짝에서 지고애지중지하던 옥구슬을 전부 넘겨준 날심통한 마음이 꾹꾹 눌러져 담겨있고철부지 시절 저만의 성을 쌓고 쌓았는데 마당 넓은 집 외동딸 귀복이가별일도 아닌 일에 날보고 웃어주던가슴 뛰던 기쁨스쳐간 다시 오지 않는 바람이지만꿈 많던 소년의 아련한 추억 세월은 가도 마음속 꽃밭에는 그리움의 꽃이 피고 진다. (2024.8.10.)*심통(深痛) : 몹시 아파함.*사진 : 전혜민님(감사드립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4.08.22

희망의 세계를

희망의 세계를                              예목/전수남 동해 일출이 펼치는 장엄한 장관맑고 청량한 미풍이옥구슬이 구르듯 스쳐가고은빛 모래 한 알 한 알이 숨을 쉰다파도는 미끄러지듯 자취를 남기며내일을 향한 원대한 꿈을 가지라 한다. 축복의 하루를 여는 찬연한 빛살사랑이 가득한 선한 세상희망이 넘실대는 새날을뜻 깊은 시간들로 채우라하고바다 건너 이상향의 세계를우리가 함께 어울려 가꿔가라 하네. (2024.8.12.)*사진 : 이명원작가님(감사드립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4.08.20

시절은 가도 친구여

시절은 가도 친구여                               예목/전수남 너는 가고 나는 남았는데우리가 함께 했던 시간들시절은 가도 추억은 여전히잊히지 않는 따스한 기억들지금은 어디쯤을 배회를 할까마주보고 웃던 웃음 한 점에도서로를 배려하던 정이 그립구려. 하늘로 오르는 순번 대기표는아무리 승선 순서가 뒤죽박죽이라 해도신청자 명단에는 내가 먼저 올랐건만무어가 그리 급해 자네가 속도위반을 하는가천상 어딘가 자리를 잡았으면친구여 날 먼저 불러주시게술잔을 부딪치며 못다 나눈 회포는 풀어야하지 않겠나. (2024.8.6.)*사진 : Woochol Park작가님. (감사드립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4.08.17

한여름 밤의 애련

한여름 밤의 애련                                       예목/전수남 해풍은 네온불빛을 얼싸안고 댄스를 추고파도는 나지막이 소야곡을 흥얼대는데괴괴한 달빛이 무료함을 참지 못해창을 두드리니나도 너처럼 잠 못 드는 밤아련한 애련에 젖는다. 어둠속에서도 빛나는 그대의 눈동자가슴에 스며드는 당신의 체취돌아서면 애잔한 실루엣만 남고멀리서 개 짖는 소리 멍 때리는데끝나지 않은 우리의 사랑먼 훗날 밤하늘에 별이 되어 서로를 그리워하려나. (2024.8.1.)*사진 : 박근석작가님(감사드립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4.08.14

존재의 의미

존재의 의미                              예목/전수남 산다는 것은 생의 희로애락을함께 느끼며 겪어내는 것이라찰랑거리는 연잎의 맑은 정취에중생의 기원이 어린세상을 향해 베푸는 사랑사랑이 어우러진 세상살이 더 빛이 나고 채워지지 않는 신기루 같은 꿈끊어내지 못하는 생의 애착에인생길 끝없는 갈증으로 목말라 하지만영육의 고통을 뛰어넘어존재의 의미를 깨친 정안한 심상은비운 만큼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으리. (2024.7.28.)*정안(靖安) : 편안하게 다스림.*사진 : 정은영작가님(감사드립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4.08.12

영남알프스

영남알프스                                예목/전수남 밤새 곤한 잠에 취한 산안개가산등선을 따라 물러나면산들바람에 초록물결이 출렁인다산을 넘어 어디로 갈지갈 길을 정하지 못한 나그네눈앞의 절경에 생기를 되찾고 알프스가 부럽지 않노라숲이 흥얼대는 요들송신령스런 기운이 감도는계곡마다 능선마다 춤추는 녹색의 향연힘든 세상살이 쉬어가라노객의 지친 발걸음을 붙잡는다. (2024.8.3.)*사진 : 신은희님(감사드립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4.08.09